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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광부의 우리문화 알리기
우리 민족의 자랑스런 문화를 세계 곳곳에 알리는 것은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그러한 일을 통해 세계 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하는데 기여하는 것은 문화의 세기를 맞은 우리 민족의 의무이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우리 문화를 전하는 가장 빠른 길은 해외에 나가 있는 동포를 통해 우리 문화를 전하고, 또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에게 우리 문화를 차분하게 알리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문화정책은 전반적으로 아직 이러한 데까지 눈을 돌리지 못하고 있으며, 우리 국민 또한 문화에 대한 의식이 너무도 부족하다. 그리고 거기에는 종교와 문화에 대한 혼동과 편견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전통문화로서 불교 문화나 유교 문화를 알리는 것을 마치 특정 종교를 알리는 것으로 오해하는 잘못이 국민 개개인의 의식에도 국가적 문화정책에도 드러나는 것이 우리 현실인 것이다. 우리가 문화적 선진국 대열에 서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이런 현실을 벗어나 우리 국민 모두가 전통 문화에 대한 깊은 소양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원칙 아래 해외에의 우리 문화 소개와 국내 거주 외국인에 대한 우리 문화 소개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번에 문화관광부에서 주한 외국인 승려 및 해외거주 한국인 승려들에게 우리 문화를 이해하고 알릴 수 있게 하는 지원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한 것은 이러한 큰 방향으로 나가는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다. 우선은 전통문화와 밀접한 불교계에 대한 지원이지만, 그것이 국가적인 정책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바로 국가정책이 종교와 문화에 대한 혼선을 벗어났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반갑다. 국제적으로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선발대로 불교를 택하고 지원을 한다는 것은 전통문화 가운데 불교가 차지하는 위상을 인정한 것으로, 그 동안 전통문화의 유지와 수호에 앞장서온 불교계로서는 크게 반길 일이다. 이런 정책이 계속 확대되어 모든 국민이 우리 문화에 대한 깊은 소양을 지닌 문화시민으로 또 국제적인 문화사절로 될 수 있도록 하는 문화정책으로 확립되기를 기대한다.

한편으로 불교계는 이러한 정부의 정책에 호응하여, 불교에만 집착하지 말고 성직자나 포교사로부터 모든 불자에 이르기까지 우리 문화 전반에 대한 소양을 넓혀가는 큰 자세 갖도록 하여야 한다. 그것이 불교가 전통문화의 유지를 맡는 선에 머물지 않고 미래 문화를 열어나가는 주체로 우뚝 서는 길이다. 각 불교 종단이 정부의 시책을 넘어서서 보다 적극적으로 문화교육과 해외포교를 연결시키는 자체적인 프로그램 등을 세워 나가기를 촉구한다.
2000-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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