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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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탁소리> 문닫은 불교문화원
정성운 <취재1부 차장>

여의도 불교문화원이 문을 닫았다. 조계종 총무원은 여의도 불교문화원을 폐원하기로 하고 6일 내부시설물 이전하고 간판을 내렸다.

여의도 불교문화원은 99년 9월 여의도 지역의 포교 거점 마련과 언론·정치·금융 등 여론주도층의 신행활동을 돕기 위해 조계종 총무원이 7억원을 들여 문을 열었다. 120평의 넓은 공간에 법당 회의실 차담실 등을 마련하여 여의도 지역에 있는 KBS MBC SBS 등 방송사 불자회와 금융단불자회 연예인불자회의 신행공간으로 제공하고 불교문화를 펼치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문을 여는 과정부터 문제가 터졌다. 문화원 개원을 추진하던 한 스님이 공금을 가지고 잠적해 무려 1년 넘도록 개원이 늦춰지기도 했다. 문을 열어놓고서도 애초에 계획했던 기능을 수행할 수 없었다. 건물관리상 밤 10시 이후 출입을 통제해 스님이 상주할 수 없었다. 입주할 건물의 상황도 살펴보지 않은 경솔함이 낳은 결과였다.

폐쇄되기 1년여 동안은 상주하는 스님도 없이 직원 1명이 법당을 지키는 꼴이었다. 인근에 있는 직장불자회들이 한달에 한번 이곳에서 모임을 하도록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 여의도 불교문화원의 역할이었다.

중앙종회 총무분과위 산하 여의도 불교문화원 조사소위의 조사에 따르면, 여의도 불교문화원 개원 이후 8억원의 삼보정재가 투입됐다. 보증금 4억5000만원은 환수하겠지만, 3억5000만원은 흔적없이 사라졌다.

총무원의 한 스님은 "여의도 불교문화원을 개원한 취지는 좋았다. 폐원하게 되어 안타깝다"는 말만 할 뿐, 왜 문을 닫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여의도 불교문화원이 결국 폐쇄하게 된 원인은, 조계종 총무원의 일처리 방법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닌지 이번 일로 따져봐야 한다. 물론 전 집행부의 일이어서 현 총무원 집행부의 책임은 크지 않다. 그러나 현 집행부가 들어서고 1년여의 기간이 지나서야 폐원 결정을 내렸다. 포교원으로 관리를 이관해 문화포교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찾을 수 있었다. 스님의 상주가 어려우니 다른 빌딩으로 옮길 수도 있었다.

좋은 일을 시작했다고 해서 목적이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말로 후학들을 경책했다. 종단이나 사찰 모두 제2의 여의도 불교문화원과 같은 경우는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200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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