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뜻은 모든 중생들에게 당신이 가지신 진리의 소식을 열어 보여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마치 물 흐르듯 자연스러움 속에 살게 하고자 하는데 있다는 법화경의 말씀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모든 중생들이 이와 같은 부처님의 자리에 이를 때까지 부처님을 대신해 길잡이 역할을 하는 법사가 할 일을 말씀하시면서 '여래의 방에 들어가 여래의 자리에 앉아 여래의 옷을 입고' 법을 설하라고 부처님은 강조하신다.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여래의 방은 바로 자비를 뜻하는 것이다. 아무리 남들이 모르는 새로운 기술과 정보를 알려주더라도 그것을 이용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이익이 되게 하려는 마음 즉 자비심이 밑자락에 깔린 것이 아니면,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목이 말라 괴로워하고 있는 이에게 오염된 물을 소개하면 그것은 오히려 그를 해롭게 하는 행위인 것이다. 따라서, 상대방을 이롭게 하려는 마음 즉 자비심이 전제되어야만 '여래의 자리에 앉아 여래의 옷을 입고' 설하는 법이 중생에게 유익한 것이다.
이제 한달여 있으면 인류의 성인이신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날을 기념하고 기뻐하며 그 의미를 길이 기리는 뜻에서 온갖 종류의 연등을 만들어 부처님전과 어두운 곳을 밝힌다. 늘 강조해왔듯이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뜻은 바로 중생을 자신의 친아들 위하듯 하는 자비심이 있어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봉축연등도 자비의 등으로 밝혀야 하는 것이다. 불교 1번지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각 사찰, 우리는 선우, 재가연대 등 신행단체에서 몇 년째 시행하고 있는 '자비의 연등 달기'는 그런 의미에서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나와 가족을 넘어선 더 큰 범위의 축복을 위한 등 켜기를 통한 보살행 실천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남북통일의 등, 상생 화합의 등, 환경보존의 등, 자비의 등, 봉축 지하철 연등…. 여러 의미의 연등이 사회 곳곳에 피어나 자비의 대중화가 이루어질 때 우리 사회, 우리 겨레는 한송이 커다란 통일의 연꽃으로 피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