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게 문화가 있는가? 그런 물음에 선뜻 대꾸할 말이 없다. 그들에게 견고한 권위와 확고한 신념이 있는가?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그러면 그들의 존재는 사회에서 폐기처분 대기자인가? 그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강하게 거부할 수 있다.
중년층은 사회 발전의 견인차이자 동력이다. 힘과 지혜와 추진력을 갖춘 막강한 세력이다. 공자의 말씀처럼 뜻을 세우고(而立) 부질없는 망설에 마음이 흔들리지 아니하며(不惑) 하늘의 이치를 깨닫게 되는(知天命) 경지에 놓인 이들이다. 사회 전분야에 중추세력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그들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대중 문화는 물론이고 순수 문화의 영역까지, 문화라고 일컬어지는 분야에서 그들은 저만치 밀려나 있다. 변방에서 우짖는 새도 아니다. 생식 기능이 없는 일벌처럼 일만하고 늘어진 어깨와 스트레스라고 뭉뚱거려진 괴물에 짓눌려 산다. 문화의 수요자가 되질 못하니 문화에 관한 여론 주도층이 아니다.
한의사인 선배 한 사람이 탄식조로 동의를 구하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중년층이 편안하게 술을 마실 수 있는 단골 술집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주머니가 팍팍하지는 않은데 그런 아늑함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