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의 오폐수, 쓰레기 문제가 언론의 주요 기사로 다뤄지고 있다. 관악산 연주암에서 쓰레기를 방치했다는 것에 이어 엊그제는 국립공원 내에 있는 유수 사찰에서 오폐수를 정화하지 않고 방류하고 있다는 내용이 텔레비전 저녁뉴스의 한 코너를 차지했다.
언론 보도에서는 사찰을 문제를 일으키는 곳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같은 문제가 사찰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사찰에 머무는 스님은 대부분의 경우 10명 안팎이다. 이 스님들이 쓰레기를 버리면 얼마나 버릴 것이며, 오폐수를 쏟아낸들 얼마나 배출하겠는가. 환경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국립공원 내의 상주인구(생활인원)보다 유동인구(이용인원)가 적게는 4.7배에서 11.7배에 이른다. 사찰에 들르는 사람들이 쓰레기와 오폐수의 주배출원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에 대한 답은 나왔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쓰레기 및 오폐수 처리 시설을 갖추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오염자 부담 원칙만 되뇌는 것은 문제의 해결 방법이 아니다. 사찰은 관람객들에게, 관람객들은 사찰이 알아서 하라는 식인데, 여기다 대고 오염자 부담 원칙을 씌우려 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사찰과 국립공원 도립공원은 누구의 소유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이 이용하는 시설과 자연경관을 보존하는 일은 국민들이 정부에 위임한 중대한 과제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사찰의 쓰레기와 오폐수 문제 해결에 나서길 촉구한다.
정부에 한 가지 더 당부한다면, 자연적이고 친환경적인 재래식 처리법에 대한 연구와 조사에 대한 기술적 지원도 있어야 한다. 재래식 해우소는 좋은 방법임에도 현행법을 들이댄다면 '무처리 시설'이다. 일률적인 법적용이 낳는 부작용도 크다는 점을 인식하기 바란다.
물론 스님들도 사찰이 오염물 배출의 원인이 아니니 나몰라라 해서는 안 된다. 자연을 훼손하는 곳이 사찰이라는 오명을 빨리 씻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