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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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어> 불안한 마음 다스리기
GNP 1만불 시대, 그러나 IMF가 할퀴고 가면서 만연된 불안한 마음은 배고픔보다 더 고통스럽다. 수많은 실직자, 노숙자, 결식아동 등의 고통, 경제불안으로 인한 구조조정, 정리해고, 워크아웃 등의 회오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서술이 시퍼렇다. 그 싸늘함은 시민들의 어깨에 짐으로 올라앉아 한숨소리만 하늘을 찌르고 근심만이 얼굴에 가득하다.

반면에 국민의 혈세로 각국에 인심쓰고도 모자라 오로지 싸움과 먹칠하기, 서로 겨묻은 개 욕하면서 으스대는 정치인과 정부 고위당국자들은 어디 나라 출신인지 궁금하다. 정치인, 언론인, 그리고 마지막까지 믿었던 지식층까지 오래된 불신풍조와 이권다툼 사이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가늘어질대로 가늘어져 목조차 가눌 힘이 없는 국민들은 또 언제 어떤 큰일이 생길지 초조한 심정뿐이다.

이와 같이 불안하고 초조한 심정일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유교경>의 부처님 가르침이 있다. "흐트러진 마음은 마치 꿀 그릇을 든 사람이 꿀만 보고 좋아서 이리저리 날뛰기만 하고 깊은 구덩이를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또 고삐 없는 미친 코끼리나 나무를 만난 원숭이와 같아 이리저리 뛰어 붙들기 어려운 것과 같다. 이것을 빨리 꺾어 방일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마음을 잡지 못하면 모든 착한 일을 잊어버리게 되지만 한 곳에 모아두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부지런히 정진하여 자기 마음을 항복받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세상이 제아무리 혼탁하고 마음을 어지럽혀도 꿀단지(욕망)에 정신 팔지 말고, 고삐 없는 미친 코끼리(불안)처럼 비틀거리지 말고, 나무를 만난 원숭이(초조)처럼 날뛰지 말고 욕망에 불타는 마음을 잘 달래어 안정시켜야 한다. 어떤 일이든 마침내 자기 마음을 항복 받아 안정된 마음으로 정진하는 자에게는 두려움이 없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듯이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때 반드시 불안한 시대를 극복하고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이법산스님(동국대 정각원장, 본지 논설위원)
200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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