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천년민주당 불자모임인 연등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달라이 라마 방한운동에 비협조적인 것은 물론, 심지어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회의원 불자모임들이 순수한 신행단체가 아니라 소속 정당의 정권창출을 위한 조직에 불과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재가연대와 달라이라마 방한준비위원회는 "달라이 라마 방한 관련 정치인 33인 선언자 중 여당 국회의원과 천주교인 국회의원은 볼 수 있어도 연등회 소속 국회의원은 단 한 명도 찾아 볼 수 없었다"며 불교계 현안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불자국회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또한 각 정당 불자의원 모임을 중심으로 최근 영남권 불교행사에 불자의원들이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모습도 영남 표를 의식한 정치행보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있다. 물론 정당과 정치인은 분명 정권을 획득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불자국회의원 모임이 정권창출의 전위부대(?)가 아니라 신행단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금 불교계는 달라이 라마 방한 문제 이외에도 지리산 댐 백지화, 사찰 문화재 관람료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 이같은 현안에 대해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신을 당당하게 밝히는 것이 진정한 불자의 모습이 아닐까. 또한 여야가 여당논리와 다수당의 논리로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정각회 문제도 진정 불교를 위한다면 정치논리 보다는 원융화합의 정신으로 조속히 매듭지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국회의원 불자모임들은 창립 당시 보여주었던 신행단체로서의 초발심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더불어 '표를 위한 불자'로서가 아니라 불교적 가치를 의정활동을 통하여 사회 속에 널리 구현하는 '자랑스런 불자'로 거듭나길 바란다. 또한 하루속히 정각회를 정상화하고 한국불교가 정도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긴 안목의 신행을 펼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