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때늦은 감이 있지만, 올림픽 얘기를 해야겠다. 며칠 전 문득 TV를 보다 서글픈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호주의 시드니에서 열렸던 하계올림픽에서 딴 금메달의 값이 너무 차별이 난다는 보도였다. 성하지 못한 몸으로 국가 지원은 물론 변변히 잠잘 방조차 없이 힘겹게 훈련해서 하계장애자올림픽에서 따온 금메달의 값이 일반올림픽의 그것과 너무나 큰 차이가 난다고 한다.
온 몸이 건강한 사람의 올림픽에 대해서는 방송도 시끌벅적하게 하루종일 생중계에 녹화방송까지 빠짐없이 꼼꼼히 챙기고, 신문 역시 연일 1면 머리기사였다.
반면에 장애인올림픽에는 반의 반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대부분의 국민은 장애인올림픽에서 몇 개의 메달을 땄으며, 언제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고 지나갔다.
국가를 대표해 나간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서도 정작 울고 있는 장애인 메달리스트의 아픔을 보면서 한국이 정말 인권과 평화를 사랑하는 나라인지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사격을 비롯한 몇 개의 종목에서 딴 금메달에서는 일반인이 얻은 점수보다 더 높아 오히려 일반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실력이었다고 한다. 장애인 올림픽이었기에 값이 뚝 떨어졌으니 장애인의 설움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장애의 고난을 고난으로 여기기 않고 극복하여 획득한 금메달이 더욱 값지지 않은가. 국제 무대에 나가서 국위를 선양했어도 장애인들이 더 높이 우리 민족의 기개를 펼친 것이 아닌가.
나 자신도 언제 어떻게 장애인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끔찍하겠지만, 장애인을 혐오스럽게 보고 장애인 시설을 혐오시설로 간주하여 경원시하는 국민정신건강의 척도가 아쉽기만 하다. <열반경>에 모든 중생이 부처님이 될 수 있는 성품이 있다고 하였는데, 장애인도 성불할 수 있음을 꼭 기억해야 한다.
국가정책으로 시행되는 장애인고용법을 국가기관에서 기피하고, 거리에서나 건물에서나 모든 공공시설에서 장애인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정책은 제대로 집행되어 애초에 목적했던 성과가 달성될 때 의미가 있다. 하루속히 장애인도 일반인과 똑같은 대접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법산(동국대 정각원장, 본지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