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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어> 미국의 폭력과 주권침해
미국은 진정 우리의 우방이며 자신할 수 있는 인권보장 국가인가? 아니면, 한국을 무단 점령한 점령군인가? 매향리 미군사격으로 유린당한 기사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인 지난 7월 10일 공개된 미국의 주둔군지위개정협상(SOFA) 시안은 굴욕적인 주권침해이다. 미주둔군의 범죄행위가 터질 때마다 과연 이 땅이 누구의 땅이며, 저들이 왜 왔는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교통사고, 강간, 살인, 폭력 등 비인간적인 행위를 수시로 저질러도 미군부대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닭 쫓던 개꼴이다. 간혹 한국법정에서 유죄판결을 받더라도 미군쪽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신병처리를 하겠다는 것은 SOFA협정이 한국사법권의 상위법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뜻하는 것이므로 이것은 자치국가 관할 내에서 범죄자에 대한 재판관할권을 탈취하는 안하무인적인 행위다. 더구나 미국군의 미결 피의자들을 위한 유치수용시설을 미국 유치장 수준으로 별도 신축하라는 억지는 한국의 주권을 완전 무시한 행위다.

대한민국은 미국 땅이 아니다. 한국 정부는 국민들의 이러한 치욕을 느끼고는 있는지, 아니면 대처 능력조차 없는지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니건자경>(尼乾子經)에 있는 말이다.
"왕이란 백성의 부모로써 도리에 의해 사람을 거두어 보호하며 편안케 해주는 까닭에 왕이라 부른다. 왕은 백성을 위주로 하여 나라를 이루기 때문에 민심이 안정되지 못할 경우 나라 또한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왕은 의당 백성들이 괴로워하고 즐거워하는 실정을 잘 파악하고 보살펴야 한다."

대한민국은 우리의 조상이 소중히 가꾸어 온, 우리 민족의 독립된 주권의 나라다. 정부는 국민의 고통과 치욕에는 아랑곳없이 명예나 이익에 끌려 다니며, 과시적 행적이나 실속 없는 외교 정책으로 국가 경영을 한다면 피폐되는 것은 국민이요, 망하는 것은 국가일 뿐이다. 이제는 미국의 눈치나 보고 눈앞의 개인 명리에만 주권을 팔지 말고 당당한 주권국가의 국민적 긍지를 회복하는 소신 있는 정부를 국민 모두는 염원하고 있다.

미국은 과연 우리의 진정한 우방이며, 우리의 인권을 보호하고 평화공존을 위하여 바로 이 땅에 주둔하고 있는지 답답한 심정으로 직접 묻고 싶다.

법산(동국대 정각원장, 본지 논설위원)
2000-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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