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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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어> 한탕주의
요즘 사회, 경제가 어려워지니 한탕주의가 난무하여 일확천금을 노리는 부도덕과 부조리가 만연하고 있다. 정치인과 경제인들이 정상적 도덕적으로 나라 살림살이를 챙겨왔더라면 사회가 이렇게 혼란과 불균형으로 혼탁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부·재계 고위층들은 피땀없이 부를 누리게 됨에 따라 국민경제가 곤두박질쳐 서민이나 노동계층의 불만 불신이 팽배하면서 도박과 도둑이 난무하는 한탕주의가 판을 치게 되었다.

강원도 사북 탄광촌을 살리자는 기치아래 국민관광지를 개발한 '카지노'가 국민의 사행심을 조장하여 도박의 현장으로 둔갑하게 되었다니, 정부가 지역경제를 살리고 서민 편의를 도모한다는 발상이 고작 이 정도다. 그곳에서 무슨 국민 정서를 함양하는 관광휴양지로서의 역할을 하겠는가?

인간의 심리 한 구석에는 누구나 다소의 탐욕심이 잠재해 있다. 어느 계기가 되고 유혹의 전율이 닿게 되면 언제든지 튀어나올 수 있다. 그러므로 항상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에 휘둘리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국민소득 만불시대가 IMF라는 정치 장난과 기업의 횡포에 무너지면서 실업자가 급증하고 노숙자와 걸식아동 등 새로운 계층이 형성되면서 굶고 있는데, 국민들도 모르는 '공적자금'이라는 국가예산보다 많은 액수가 어느 누구의 주머니로 다 들어갔고, 불법대출과 은행종사자의 횡령과 기업의 부도와 부실경영으로 주가마저 급락하니 국가경제가 말이 아니다. 이런 위기상황을 국가의 통치자나 정부, 국회, 기업가, 국민은 소극적 떠넘김보다는 자성의 고요한 뉘우침으로 마음을 안정시켜 헐떡거리는 욕망을 쉬게 하고 괴로운 번민에서 해탈하여 고비를 훌쩍 뛰어넘어야 한다.

<벽지불인연경( 支佛因緣經)>에 이런 말이 있다.
"까시국의 왕이 신하에게 말하였다. '너희는 잘 들어라, 내가 먹는 것은 한 가지 음식에 지나지 않고, 내가 입는 것은 한 벌의 옷에 지나지 않고, 내가 앉고 눕는 방도 내 몸을 들일 수 있으면 될 뿐이다. 이로 미루어볼 때, 어찌 과다한 욕심을 내어 만족할 줄을 몰라서야 되겠는가?"

아무리 많은 음식이 있어도 먹을 수 있는 한계가 있고, 옷과 집도 사용할 수 있는 정도가 있다. 죽지 않고 영원히 살아서 지킬 재산도 아니다. 우리 모두 마음의 탐욕과 사행심을 버리고 한탕주의로써 금방 무언가를 거머쥐려는 성급한 생각과 행동일랑 한순간 멈춰버리자. 무작정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바라지 말고 내일을 위해서 오늘 땀을 흘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흐르는 물을 역류하지말고 모두들 순류하며 사는 지혜를 바랄 뿐이다.

법산 <동국대 정각원장ㆍ본지 논설위원>
200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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