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밝은 조명 때문에 서울의 밤하늘에서 좀체 별을 볼 수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밝은 지상에 눈길을 보내느라 밤하늘을 쳐다보지 않아 그렇지 맑은 날 밤하늘로 눈길을 돌리면 아직 우리는 적어도 2등별까지는 볼 수 있다.
겨울철인 요즘이라면 저녁 7시쯤 남동쪽 하늘에 오리온좌가 뚜렷하게 모습을 드러내며, 가장 밝은 별 시리우스도 그 아래서 반짝인다. 밤 동안 서서히 움직여 새벽 5시쯤이면 남서쪽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경이롭게 관찰 할 수 있다. 날마다 위치가 변하는 화성이나 목성 같은 행성, 또는 혜성을 제외하면 하늘에는 대부분 이 같은 붙박이별들이 성좌를 이루어 하늘을 수놓는다.
그 하늘에 샛별이나 마이너스 1등급별보다 훨씬 크고 달보다는 작은 밝은 새별 하나가 곧 나타날 모양이다. 미국 등 세계 15개국이 힘을 모아 건설하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의 커다란 날개 같은 태양전지판이 지금 활짝 나래를 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폐기 직전에 있는 러시아 우주정거장 미르도 가끔 샛별처럼 반짝이며 하늘을 가로질러 가는 모습이 전해지기도 했는데, 이번의 우주정거장은 그 크기가 미르와 비교되지 않는다.
어디 우주정거장뿐이겠는가. 우주관광을 위한 우주호텔이며 우주납골당 등 앞으로 하늘의 별로 등장할 우주선 계획은 끝도 없다. 하늘에 움직이는 별들이 새롭게 속속 나타날 것을 예고한다고나 할까. 점성술사들이 사전 정보 없이 그런 새별들을 본다면 무슨 예언을 할 것인지 궁금하다.
그런데 우주선에서 푸르고 둥근 지구를 한번쯤 내려다 본 사람들은 과학이기보다 오히려 종교적 심성으로 기울게된다 한다. 역시 하늘은 종교의 영역인 모양이다.
지금 우주학계에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우주다원론은 불교의 우주관에 접근해 있다. 무(無)에서 수많은 우주가 탄생하고 그 우주끼리 보이지 않는 웜홀(Wormhole)이란 통로에 의해 그물처럼 엮어져 있다는….
지혜로운 점성술사라면 앞으로 그런 새별들을 보며 아마 미래의 불교적 우주관을 예언할 것 같다.
김징자(언론인, 본지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