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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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횡령사고... 왜 일까?
조계사 신협에서 70억대의 금융사고가 터졌다. 그것도 부실운영에 의한 것이 아니고 유용과 횡령에 의한 것이다. 불교계에서 터져서는 안될 가장 나쁜 형태로 터져버린 이 금융사고로, 1997년 불교방송의 공금횡령 사건으로 실추되었던 불교계의 사회제도 운영능력에 대한 신뢰성은 더더욱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청정과 무욕을 근본으로 삼는 불교계에서 운영하는 사회제도가 왜 이토록 탐욕과 비리에 의한 오욕에 휩싸이고, 그로 말미암아 불교의 이미지까지 훼손하는 사태를 빚는가? 이럴 일이라면 차라리 그러한 사회제도를 운영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말도 나올 수 있을까 싶기까지 하다.

그러나 한 걸음 앞서 나가는 자세로 생각해야 한다. 불교계의 사회제도 운용은 바람직하고도 필요한 일이다. 문제는 그것을 운용하는 준비와 자세에 있을 따름이다. 불교계가 운용하는 사회제도는 일반에서 운용되는 것보다도 훨씬 더 모범적이고 선구적이 되어야 한다는 의식이 확실히 선다면 이런 문제가 일어날 이유가 없다. 그저 좋은 일이니까 불교계도 뒤따라 한다는 소극적 자세로서는 될 일이 없다. 또 부처님의 가르침을 잘못 적용하여,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며... 그래서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제도를 운영해 오는 듯한 양상도 있었음을 반성해야 한다. 출세간의 법 위에 서 있기에 세간법을 더더욱 청정하고도 엄밀하게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이런 사회제도 운용을 통해서 보여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정한 전문가를 발탁하여 운영을 맡기며, 철저한 감사를 통해 투명하게 사회제도를 운영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스님들이 연관되어 승단의 위상에 먹칠을 하는 일이 없도록 예방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 스님들이 세속적인 일에 깊이 개입되면 열에 아홉은 결국 오욕을 쓰기 쉽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를 투명하고 철저하게 밝힘으로써 만약 스님들이 연관이 없다면 그분들의 깨끗함을 분명히 해 드려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엄정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그 엄정한 조치 자체가 하나의 모범적인 실례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이번의 불행한 사태가 오히려 승단의 권위 회복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의 사태에만 매달려 고식적인 처방으로 넘기려 하는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 출세간의 불교이기에 세속적인 문제, 사회적인 문제에 더더욱 엄정해야 한다는 의식을 일깨워, 불교계 내부에 만연되어 있는 불투명성을 제거하는 계기로 삼도록 하라.
200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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