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13총선에서 당선하여 5월 28일 금배지를 가슴에 단 국회의원 273명 중 선거법 위반으로 18명이 기소대상자로 확정되었고, 2명 정도가 늘어날 예상이며, 기존 형사사건으로 재판진행 중인 의원도 9명이나 되어 10%를 상회하는 금배지가 녹슬어가고 있다.
선량한 국민을 대변하여 국가경영에 청량제가 되어야 할 국회의원이 범죄자라면 국민은 무엇을 믿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을 것인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얼마 전에는 광주 민주화의 영령들을 참배하러 간 신선한 386 금배지들마저 질펀한 술판이나 벌이고, 국민의 교육을 담당한 교육부장관까지 그 대열에 줄서 있다니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그러니 대학생 아들이 아버지를 토막살해하고, 시민운동가가 불륜의 성추행을 자행하는 등 온갖 극악무도한 천륜의 파괴행위가 자행되고 있지 않은가. 경제도 지난달에는 무역수지가 적자로 기울었고, 주가도 엎치락뒤치락 하여 국민의 생존전망이 불투명하다. 정부도 국회도 시민운동가도, 하물며 아들조차 믿을 수 없는 불안한 시대, 이 나라에 법은 어디에서 헤매고 있으며, 윤리도덕은 어느 구석에 구겨져 있고 양심은 어디에 묻어버렸는가. 법을 어긴 이는 지옥으로 가야 할 것이요, 윤리도덕을 팔아먹은 이는 축생으로 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양심을 묻어버린 자는 삼천대천세계 그 어디에도 보낼 곳이 없다. 모든 근원이 내 양심을 버리면서 싹트는 것이기에 인과응보로서 제가 버린 양심에 제가 버림받기를 기대할 따름이다.
인간에게는 양심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양심이 없으면 아무 데도 쓸모가 없다. 권위의식과 욕망을 버리고 정부가 솔선수범하여 양심 찾기에 나서야 한다. 국회의원과 교육부장관 등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나조차 양심이 지금 어디에 있는가 한시바삐 챙겨봐야 할 일이다. 그리고 미래의 새싹들에게 양심을 회복하는 교육을 시켜야 이 나라의 앞날이 비로소 밝아질 것이다. 양심은 태양과 같은 것이다. 자, 모두 두 눈을 감고 생각해보자. 이 세상에 태양이 없다면 어찌 되겠는가? 법산스님(동국대 정각원장,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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