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서구적이랄까 근대적이랄까, 아무튼 새로운 형태의 교육장이 들어선 것은 서양 선교사에 의해서였다. 서당 대신 학교라는 이름으로 민족사에 등장한 학교는 긍정적인 역할도 많이 했지만 부정적인 측면 또한 없지 않다. 부정적인 이미지로서 대표적인 것은 바로 교육의 연관관계를 없애버린 점이다.
학교교육에서 늘 강조하는 '가정과 사회와 학교가 하나 되는 3위일체의 교육'이 말로만이지 실제로는 지금도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서구식 교육기관인 학교에서 부모들이 모르는 내용을 위주로 가르쳤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녀들의 학습내용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방과 후 학습지도가 될 수 없었고, 부모들의 광범위한 모임인 사회 또한 학생들에게 가르칠 것이 없었다. 그래서 입으로는 3위일체를 읊어대지만 실제로는 일체가 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게 가정과 사회와 관련성이 적은 교육을 하다보니 전인교육을 할 수 없었고, 산업화 과정의 경제, 사회의 분위기에 맞춰 기능인력을 양성하는 곳으로 전락했다. 그 기능이란 것도 사회와의 연관성이 없어서 직장에서는 우수한 학습능력(?)이 인정된 사람을 뽑아서 재교육을 시켜야만 현업에 투입할 수 있는 기형적인 교육인 것이다.
이런 잘못된 교육에 발맞춰 가는 것이 특수학급, 특별학원 등의 시설이다. 이번에 경기도 광주의 특별학원에서 화재로 변을 당한 학생들은 바로 그런 잘못된 교육의 피해자들이다. 그런데도 불이 난 방에 갇혀 있던 친구들을 구하느라 자신은 죽음의 문턱을 넘을 수밖에 없었던 학생들의 소식을 접하고는 인간의 숭고함을 느낀다. 아미타부처님의 무한 광명, 무한 생명이 함께 하길 빈다.
학교 교육에 관해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이런 불행한 사태가 없어진다는 것을 교육 당국은 명심하기 바란다. 언제까지 학생들을,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것인가.
법현(종단협의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