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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탁소리> '강원' 명칭 회복하자
5월 29-30일 이틀 동안 직지사에서 열렸던 ‘강원교육 발전을 위한 교직자 연찬회’에서는 현재 승가대학으로 불리고 있는 강원의 명칭을 복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터져 나왔다.

이날 교직자 연찬회에 참석한 전국 18개 강원의 강주, 강사, 중강 등 45명의 교직자 스님들은 한결같이 강원과 대학교육의 목적과 과정이 엄연히 다른 만큼 이제는 ‘승가대학’이라는 명칭을 버리고 예전의 ‘강원’ 명칭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원이 승가대학이라는 명칭으로 바뀐 것은 조계종 개혁종단이 교육원을 개원하고 96년 승가대학령을 제정하면서부터다. 당시 승가교육의 개혁을 외쳤던 조계종단은 교육을 조직화하고 효율성을 기하기 위해 강원과 중앙승가대, 동국대를 종단 기본교육기관으로 묶으면서 강원의 명칭을 승가대학으로 바꾸었다. 강원을 일반 정규대학으로 승격시키겠다는 계획도 명칭을 바꾸게 된 주요 이유였다. 물론 명칭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강원의 반발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승가교육개혁이라는 당위성에 밀리고 말았다.

그러나 5년여가 지난 현재 강원뿐만 아니라 교계 관계자들 역시 다시 강원이라는 명칭을 써야 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송광사 강주 지운스님은 “강원이라는 명칭은 단순한 자구적 의미를 넘어선 한국불교계의 호흡 그 자체인데 명칭이 바뀌면서 전통이 무시되고 승가의 기본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고, 한 관계자는 “강원과 대학은 환경과 생활 자체가 다른데 승가고유의 정체성을 무시한 명칭사용은 일방적인 세속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은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일반대학과는 분명히 다르다. 위계질서가 엄연하고 깨달음의 기초소양을 익혀야 하는 수행이 필수적인 곳이다. 강원에는 일반 대학이 흉내 내지 못하는 전통과 특성이 있다.

다행히 교육원이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교육원 결의를 통해 강원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반대학에 대한 학력 콤플렉스가 아니라면 승가대학이라는 명칭을 고수할 명분은 더 이상 없는 듯하다. 종법상의 명칭 정정 문제만 남았다.

한명우 기자
200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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