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을에서 자란 청년 두 명은 친구로서 사이좋게 지냈지만 성격은 서로 달랐다. 한 친구가 비 오는 날이 분위기 있고 좋다고 하면, 다른 친구는 구질구질하고 짜증난다며 싫어했다. 날씨 좋으니 놀러 가자고 하면, 다른 친구는 날씨가 좋으니 일해야겠다고 딴청을 부렸다. 옷을 입어도 한 친구는 시장에서 골라 산 옷을 여러 개 입는데 비해, 다른 친구는 백화점에서 산 유명 메이커 아니면 몸에 걸치지 않았다. 이렇게 다른 성격은 배우자를 고르는 데서도 나타났다. 한 친구는 조건을 별로 따지지 않고 수수한 여인을 아내로 맞아 평범하게 지냈지만 다른 친구는 얼굴이며, 몸매, 성격과 재산 정도 등 모든 면이 완벽하게 갖춰진 여인이 아니면 결혼할 수 없다고 했다.
수수한 여인을 만난 친구는 아들 딸 6남매를 두어 시집, 장가보내는 재미에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살다가 어느 날 장터에서 옛 친구를 만났다.
“그래, 결혼은 했는가? 아이들은 몇이나 두고?”
친구가 힘없이 대답했다.
“아니, 아이는 무슨, 결혼도 못했는데.”
친구에게 다시 물었다.
“완벽한 여인이 그렇게도 없더란 말인가? 한 명도 못 만났어?”
친구는 역시 힘없이 대답했다.
“아니, 딱 한 명 기가 막히게 완벽한 여인을 만났었지.”
친구에게 종지목을 대듯 물었다.
“그런데 왜 결혼을 안 했어, 여태까지?”
친구는 더욱 힘없이 대답했다.
“응, 그게 말이야, 그녀도 완벽한 남자를 찾고 있었다는군."
세상에 완벽한 남자, 무오류의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한 남자, 여자가 어디 섞여서 같이 살려고 하겠는가? 서로에게 모자라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면서 완벽한 남자, 완벽한 여자로 가꿔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야 할 일이다.
법현(종단협의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