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숙 <취재1부 부장>
조계종 제 21교구본사 송광사 사보인 <불일회보>가 지난 12월호로 기약없는 휴간에 들어갔다. <불일회보> 12월호가 통권 240호니 꼬박 20년동안 발행된 셈이다. 사보(寺報)의 '원조(元祖)'라는 말이 새삼 되새겨져 휴간소식이 안타깝기만 하다. 휴간의 큰 이유는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이라고 한다. <불일회보>는 매달 회비로 들어오는 돈이 100만원 미만이라 본사로부터 600만원을 지원 받는데 송광사 역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어 본말사 주지회의에서 결국 <불일회보>의 휴간을 결정했다고 한다.
서울의 3대 사찰중 하나인 강남 봉은사도 지난해 8월부터 사보 <봉은>지의 발행을 중단하고 있다.
조계종 본사 24곳과 여타 대형 사찰 가운데 제대로 된 사보를 내는 곳이 얼마나 될까. 사보는 돈은 계속 들어가지만 겉으로 뚜렷이 드러나는 효과가 없으니 일부 스님들의 경우 "괜히 그런데 '낭비'하지 말고 복지같은 다른데 써야 된다"는 생각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사보는 문서포교중 으뜸이다. 사보가 포교자가 되거나 입문서가 될 수 있다. 사찰 관람객들중 사보에 게재된 법문이나 좋은 칼럼을 보고 불교에 호감을 가질 수 있다. 또 사보는 사찰행사ㆍ역사를 정리 기록하는 사적기역할도 한다.
해인사에서 내는 <해인>지는 일반인들에게 불교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어떤 신도들은 불교교양대학에 다닌다거나 불서를 사 보는 등 의도적으로 공부하겠지만 대부분 한달에 한 두번 절에 와 법문 듣고 기도하는 것이 고작이다. 이들에게 사보는 훌륭한 교육자 역할을 할 수 있다. 경전도 쉽게 풀어주고 불교계 소식도 알려주며 사찰내 문화재 등에도 눈을 뜨게 해준다. 또 잡지형태의 사보는 한달내내 두고 두고 읽을 수도 있고 남에게 주어 돌려가며 읽을 수도 있다.
사찰마다 홈페이지를 개설해 인터넷 포교를 서둘러 해야할 판에 기존에 발행하던 사보마저 중단한다니 답답하다. 사보가 문서포교와 신도교육의 첨병자라는 인식과 '꼭 해야 한다'는 사명감만 있다면 (계속 발행하는)방법은 찾아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