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바뀌고 지도자가 바뀌었으니 종단도 변해야 한다” “희망찬 종단, 신뢰받는 종단이 되도록 하겠다. 내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여러분들이 직언해 달라” “종단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함께 할 것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은 2월26일 현 총무원 집행부 및 선대본부 관계자들과 연이어 만나 이같은 종단 운영방침을 밝혔다. 임기 시작 3일 만이다. 또 총무원 부·국장 인선을 위해 각 교구본사에 인재추천을 요청하고, 이에 따라 집행부를 구성하겠다는 인사방침도 내놓았다. 이런 인사는 전에는 없었던 일이다. 종단 변화와 개혁의 막이 서서히 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어 법장스님은 12명의 중진급 스님이 포함된 ‘총무원 구성 인선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각 교구에서 추천된 사람들을 검토하도록 지시했으며, 이날 곧바로 각 교구에 인사추천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따라 새 집행부 구성은 추천 마감 시한인 3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법장스님은 또 선거기간 중 제시했던 종책에 대해서도 최대한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법장스님의 한 측근은 “승가 노후대책이나 불합리한 선거법 등 시급한 해결과제에 대해서도 원장스님께서 상당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종단 변화와 개혁을 향한 발걸음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앞서 법장스님은 2월24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실시된 제31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유효표 319표 중 179표를 얻어 당선됐다. 함께 경합을 벌였던 종하스님은 140표를 얻었다. 이날 투표에는 선거인단 321명 중 319명이 참여, 99.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법장스님은 당선 다음날인 2월 25일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곧바로 해인사를 찾아가 종정 법전스님을 예방했다.
한명우 기자 mwhan@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