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장스님은 덕숭산 수덕사 주지스님이다. 또 사단법인 생명나눔실천회 이사장이다. 스님은 누군가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쓰라고 신장을 내놓았다. 안구등 전신을 사후기증 했다. 자신을 다 내놓고 사는 법장스님. 스님에게는 스스로 정한 몇가지 내규가 있다.
스님은 통장을 갖지 않는다.
“통장을 갖고 있어 돈 모으는 재미를 부치게 되면 이웃을 위해 쉽게 꺼내 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스님은 법사비·강의료 등으로 들어오는 돈을 모을 새가 없다. 필요로 하는 인연이 생기면 바로 쓰기 때문이다.
수덕사는 매월 차등보시제를 철저히 지키고 있다. 승랍 20년 스님에게는 20만원, 15년은 15만원, 10년은 10만원 식으로. 법장스님은 20여 사중스님들의 수행에 지장이 없도록 이처럼 내규를 정해놓고 절살림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만큼 대중스님들이 지켜야 할 규칙에도 엄하다.
① 새벽예불에 빠지지 말것 ② 매일 30분씩 정진할 것 ③ 도량청소에 꼭 나올것 ④ 대중공양을 할 것 ⑤ 사하촌에서 얼정거리지 말것. 수덕사 스님이면 누구나 지켜야 할 ‘법장스님의 오계’다. 마치 백장 청규처럼.
‘법장스님의 오계’는 부처님 가르침에 근거한다. “게으름은 온갖 악의 근본이다. 부지런히 닦고 정진하라”고 당부하신 부처님의 말씀을 새겨보면 스님들이 왜 새벽예불로 하루를 시작해야 하고 적어도 매일 30분씩 선정에 들어야 하는지 그 답이 자명해진다.
도량청소는 ‘함께하는’ 운력이지만 마음까지 쓸고 닦는다. 대중공양은 감사와 어울림 그리고 때를 지키는 수행이다. 그래서 절집에서는 독살이를 금한다.
수덕사에는 경허·만공스님으로 이어지는 덕숭가풍이 있다. 이를테면 술을 곡차로 마실만큼 툭 터진 경지다. 그런데 법장스님은 가풍을 잘못 이해하여 막행막식하거나, 세속물에 법복이 얼룩질까 염려하여 스님들의 사하촌 행보를 경계하고 있다. 몸가짐을 청정히 하자는 것이다. 법장스님의 오계가 귀에 번쩍 뜨이고 가슴에 와 닿는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