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 신내4단지 아파트지역에 자리잡은 법장사 앞에 선 법장스님.
창건때부터 스님·신도가 함께 참여하는 사찰재정 공개운영으로 주목 받아온 법장사가 투명한 사찰재정 공개운영에 힘입어 창립 9년만에 자체 법당을 마련했다.
서울 중랑구 묵1동에 소재한 봉화산 법장사(주지 법장·중앙승가대교수)는 23일 조계종 원로 성수스님을 증명법사로 감격적인 사찰건립 낙성식을 가졌다.
91년 창동역앞의 빌딩 건물(60평)을 임차해 창립, 93년 중계동 빌딩(150평)으로 이전하면서 모범적인 도심 포교당으로 발전을 거듭해 온 법장사가 드디어 300평 가량의 부지를 마련해 대법당, 선방, 교육관, 유아실, 기도실, 환희실, 합동친교실 등을 갖춘 도량으로 거듭난 것이다.
서울 강북지역의 대표적인 포교당으로서 법장사가 주목을 받아 온 까닭은 출·재가가 함께하는 사찰운영위원회를 통해 모든 의사결정을 공평무사하게 진행한다는 것. 상임법사 스님 6명, 거사회·청년회, 각 지역법회 임원, 영산불교대 기수별 임원, 사무장, 편집장, 중고등학생 및 어린이법회 지도교사 등 50명에 이르는 운영위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신도들의 기도금 접수에서부터 건축 불사에 이르는 사찰의 재정과 주요행사를 직접 관리해 온 것. 사찰 구성원 모두가 ‘절의 주인’이기에 주지 법장스님은 ‘총신도회장’이란 직함을 또 하나 갖고 있다.
하지만 법장사의 성장 배경에는 성공 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97년 11월18일 서울시도시개발공사로부터 신내동택지개발지구의 종교부지를 10억원에 매입하자마자 IMF관리체제가 시작돼 사찰 기공식을 하지도 못한 채 1년간 1억원의 이자를 지불하는 등 힘든 난관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한 것은 주지 법장스님을 비롯한 신도들의 끊임없고 간절한 정진과 기도 덕분이다. 조석 예불은 물론 때를 가리지 않는 사찰 구성원들의 수행력이 다른 포교당 보다 특별한 점이었다. 이는 물론 ‘수행과 포교’를 둘로 보지 않고 매년 1회이상 전국 선원에서 안거에 드는 법장스님의 ‘실천궁행’에 기인한 것이었다.
수유동 운가사에서 지도하던 어린이법회 출신 10명의 청년 불자와 함께 시작한 포교당은 처음 불상조차 마련하지 못해 석굴암 본존불 사진을 모시고 개원법회를 봉행할 정도로 열악했다. 그러나 한 달, 두 달 만에 본존불과 관세음보살, 문수보살상을 모시면서 포교당에 신도들이 늘어나기 시작, 영산시민불교대학을 연지 9년만에 21기 2천명의 새 불자를 양성했다. 현재 신도는 1750세대(약 8000명).
“유치원과 종합사회복지관 건립 등 아직 할 일이 많다”는 법장스님은 “기도하지 않는 포교당은 무너져요. 포교는 머리로 하지 말고 뜨거운 가슴으로 해야 해요. 입이 아닌 손과 발로 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02)948-3111김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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