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가난한 삶이지만 집 앞에 꽃 화분을 기르고 색색의 페인트도 칠하고 작은 창문엔 하늘거리는 커튼도 달아 놓아 예뻐 보였다. 소박하지만 아름다움을 즐기는 여유를 잃지 않는 그들의 마음이 감사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의 생활을 구경하러 온 우리가 얼마나 미안했을까.
톤레삽을 나와 작은 킬링필드로 향했다. 그 옆에 킬링필드에서 죽어간 사람들을 위해 세워진 와타마이 사원에서 우리 일행은 마가 스님의 지도에 따라 자비명상을 했다.
자신에게 사랑과 자비의 염을 보내고 그 사랑과 자비를 점점 넓게 방사해 갔다. 마지막으로 모든 존재에게 자비의 염을 보내는데 킬링필드에서 죽어간 사람들의 고통과 그 유족들의 슬픔이 느껴져 가슴이 저리고 눈물이 흘렀다. 부디 캄보디아 사람들이 모두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하고 평온해지기를….
압살라민속쇼를 보며 저녁공양을 하고 호텔에 투숙했다. 쌓인 피로를 풀고 고풍스런 인테리어의 중후한 맛이 나는 멋진 방에서 느낌노트를 기록하고 장점 적기 가족 긍정명상도 적어 넣었다. 그렇게 조용히 여행 둘째 날이 막을 내리고 있었다.
아침명상을 하기위해 바이욘 사원으로 향했다. 사원은 약 60미터의 나지막한 언덕 같은 산꼭대기에 위치하고 있었다. 묵언하며 산길을 맨발로 걷기 명상하며 올라갔다. 구비구비 완만한 산길엔 새가 지저귀고 시원한 바람은 솔솔 불어와 뺨을 스쳤다. 맨발은 땅의 감촉을 그대로 느끼고 있었고 난 그 아름다운 길을 끝없이 걷고만 싶었다.
정상에 이르니 앙코르 유적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그곳에서 우리는 희로애락의 연기를 해 보았다. 리얼한 연기를 하라는 주문에 쑥스러운 마음이 일어났지만 ‘나는 못한다, 부끄럽다’라는 마음을 지켜보고 그 마음을 뛰어넘어 한번 해 보라는 스님의 말씀에 쑥스러워하는 나를 옆으로 밀쳐두고 연기에 몰두했다. 재밌기도 하고 속이 시원하기도 했다. 내가 이럴 수도 있구나 싶어 내 모습에 새삼 놀랍기도 했다.
그리고는 짝을 지어 장님 체험을 했다. 손수건을 풀고 산 아래 경관을 보며 눈이 온전해 볼 수 있음에 감사드렸다.
산을 내려오면서도 명상은 이어졌다. 짝을 지어 손을 잡고 관세음보살님을 부르는 대신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를 번갈아 염불하며 산을 내려 왔다. 외면 욀수록 감사한 마음이 새록새록 더 솟아나는 것이 신기했다. 기쁜 마음이 일어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소리는 점점 밝고 명랑해졌고 기분은 당장 춤이라도 추고 싶을 만큼 가벼웠다. 참 즐거운 체험이었다.
코끼리 테라스, 레프왕 테라스, 타푸롬 사원을 구경했다. 사원의 복잡한 구조와 정교한 장식들을 보며 그 당시의 번영을 짐작할 수 있었다.
삶의 무상함이 느껴졌다. 그 당시 이곳에 북적대던 인파와 수행하던 승려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평양냉면으로 점심공양을 마친 뒤 세계7대 불가사의인 앙코르와트로 향했다. 앙코르와트는 힌두교 사원이었는데 건축의 구조와 균형, 기술은 매우 뛰어나고 신비스러워 우주인이 조성한 것이 아닌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했다. 서쪽 정면으로 향해 들어가며 바라보는 앙코르와트는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사원은 지옥계, 인간계, 천상계의 3층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여러 개의 방 사이를 연결하는 회랑 벽면엔 힌두신화를 부조로 정교하고 아름답게 새겨놓고 있었다. 맨 중앙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천상계를 올라가는 계단은 무척 가팔랐다. 천상계를 들어가는 길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리고 싶었던 걸까?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는 길을 달리며 캄보디아에 작별을 고했다.
호치민의 입국심사관들은 미소를 지으라면 얼굴에 경련을 일으킬 것처럼 딱딱하고 냉랭했다. 모두 평등하게 다 함께 잘 살아보자는 사회주의가 도대체 사람들을 왜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일까.
아침공양 후 약 4시간이 걸려 미토에 도착했다. 배를 타고 유니콘 섬으로 가서 다시 짱크선을 타고 정글탐사도 했다. 앞뒤로 노를 젓는 사람이 있었고 그 사이에 일행이 네 명씩 앉았다. 배를 내리며 “씬 깜언(감사합니다)”하고 인사를 건넸더니 쪼글하신 할머니 얼굴에 미소가 가득 번졌다.
그곳에서 로얄제리차 민속주 열대과일 등을 맛보고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한 정원에서 사진도 찍었다. 새로운 것들을 접하고 맛보는 것은 여행의 묘미가 아닐 수 없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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