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70. 4.25 (음)
> 종합 > 기사보기
보고픈 어머니께 (하)
너무나 많은 죄를 부모님께 범해 해가 가고 시간이 흐르면서 뼈아프게 가슴에 저려옵니다. 저 하나로 인하여 우리 가족이, 아니 당신께서는 죄인 아닌 죄인이 되셨습니다. 사랑과 정이 무엇인지….
즐거워야 할 명절이 찾아올 때마다 가슴 한 곳에 대못으로 박힌 못난 자식을 위해 지금도 따뜻한 쌀밥을 따로 담아 두시는 어머니. 언제 올지 모르는 자식을 생각하면서 남모르게 눈물을 흘리실 우리 어머니께 이제야 용서를 빕니다. 무릎 꿇고 두 손 모아 용서를 빕니다. 어머니가 찾아오실 때마다 절규하시는 그 목소리가 너무나 저의 가슴을 울립니다.
어느 날 눈물로 뒤범벅이 된 얼굴을 작은 창문 틈 사이로 내미시며 어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얘야! 네가 기운을 내야 우리도 살아갈 수 있어. 힘을 내거라”하시며 “네가 있는 한 우리 가족 모두는 죄인이다”하시며 오열 하시는 어머니의 얼굴은 십 년은 더 늙어 보이시는 것 같아 너무나 참담한 슬픔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살인이라는 큰 죄를 짓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떻게 속죄해야 할지 속절없이 죽음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도 살아갈 방법이 도무지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그렇게 만나기 어렵다는 부처님 법을 만나고 제 인생이 달라진 것을 느낍니다. 부처님의 바른 지혜를 배우고 참회하며 두 손 모아 합장하고 고개 숙이며 살아가는 것이 제게 남은 인생을 좀 더 바르게 살아가는 길이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믿고 의지하는 부처님을 더욱 알차게 배우고 익히면서 항상 관세음보살을 염송하고 한 생명이 다시 태어나게끔 보살펴주신 것에 깊이 고개 숙여 감사하며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혹시나 다른 길로 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시며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계시는 고마운 그분들에게 깊이 고개 숙여 감사를 올립니다.
암담하고 깜깜하기만 하던 터널의 끝이 지나고 찬란한 여명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그 여명 속에 두 팔을 활짝 벌리시고 밝게 웃으시는 어머니의 웃음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 찬란한 당신의 얼굴이 내 작은 가슴에 와 닿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분명 희망의 얼굴이요, 내 마음의 얼굴입니다.
어머니 용서하세요. 이 죄 많은 불효자식을 용서하세요. 저 때문에 어머니 더 늙으심이 서러워 세월 가길 조망하지 않습니다.
어머니, 불효자식 죄 씻고자 부처님께 귀의하여 참회의 기도를 드리며 이곳 불교교실에서 부처님을 모시고 기거한지도 벌써 5년이란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오늘도 저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새벽에 일어나 <법화경>을 독송하고 관세음보살을 일심으로 염불한 뒤 아침 108배를 했습니다. 하루하루를 부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밝고 희망차게 보내고 있습니다.
부처님 전에 마주앉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제겐 큰 기쁨입니다. 경전을 독송하고 관세음보살을 목 놓아 부르며 제가 지은 업장을 조금이나마 닦아내려고 노력합니다. 가슴에 뭉친 한이 조금씩 부처님의 가피아래 녹아내리는 것을 느낍니다.
어머니, 비록 몸은 여기 있지만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을 항상 마음속에 모시고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웃음으로 기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도 고향집 별빛 내리는 창가에서 제가 있는 남쪽 하늘을 바라보시며 애를 태우고 계실 어머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건강하세요. 꼭 건강하셔야 합니다. 이제 제가 두 손 모아 발원하옵니다.
시방삼세에 늘 상주하옵시는 부처님! 부디 제가 몸과 마음을 바르게 닦아서 더러운 흙탕물 속에서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오히려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꽃피우는 연꽃처럼 저 자신도 다시는 악에 물들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여 주옵소서. 저 보다 더 불우한 내 이웃을 도우면서 해 맑은 모습으로 다시 피어날 수 있는 연꽃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고 저의 주위에서 항상 지켜보며 격려하고 이끌어주시는 모든 분들께도 부처님의 가피력이 늘 함께 하시고 저의 이웃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동료들의 가슴에도 부처님의 자비로우신 보살핌이 늘 함께 하여 주옵소서. 저의 한 몸이 바쳐져서 타오르는 향불처럼 온갖 더러움을 사그라지게 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바쳐서 밝은 세상 불국정토가 이루어지게 하여 주옵소서. 이렇게 발원하며 하루하루를 참회하고 새롭게 거듭나고자 노력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 어머님 걱정 마십시오. 어머니, 영원히 사랑합니다. (끝)
2007-06-18 오후 5:03:30
 
 
   
   
2026. 6.10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