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잘못’으로 피해본 분들 위해
독경과 새벽기도 병행하며 참회
부처님 가피로 감형 받고 평안 찾아
처음에 혀도 돌아가지 않던 독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졌습니다. 맨 처음 경전을 온전하게 다 읽었을 때는 눈물이 흘러 나의 모든 업장이 소멸된 것처럼 느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독경이 마음을 편안하게 다스리는 방법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하고 경전을 읽을수록 세세생생 쌓아온 내 업이 얼마나 두터운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경전을 읽으면서 좋았던 것은 무엇보다 새벽정신을 맑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다 읽고 나면 녹초가 되던 몸 또한 이제는 피곤하다기 보다 개운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점차 독경 이후 새벽기도도 병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새벽기도 시간도 점차 변화가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새벽기도를 자폐증을 얻은 아들이 어서 정신을 차렸으면 하는 바람과 내가 없는 가정에도 제발 화목과 건강이 함께하기를 염원하기 위해서만 행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새벽기도 시간은 내 모든 행위에 대해 곱씹고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로 인해 피해를 보신분들께 진정으로 참회하는 마음도 갖게 되었지요. 기도를 하기 전 까지는 ‘나는 어쩔 수 없었다’, ‘일부러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려 한 것은 아니었다’는 변명도 했는데 원인이 없는 결과가 어디 있겠습니까. 부처님께 울며 매달리고, 마음의 평안을 얻은 후에야 진심어린 죄스러움에 참회도 가능해졌습니다. 그렇게 감옥 안에서 나름대로 독경도하고 기도도 하면서 하루하루가 흘러갔습니다.
나는 구치소에 오기 전까지는 ‘불자’라고는 생각했지만 단 한 번도 독경이나 기도를 제대로 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이곳 구치소에 와서야 부처님의 음성을 듣고 정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불행 속에서도 진정한 마음을 발견할 수 있는 순간은 언제나 있기 마련입니다. 나는 여기 들어와서야 깨달았습니다.
나보다 훨씬 자유롭고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시는 불자님들! 내가 지금 이렇게 신행수기를 쓰는 것도 처음에는 전혀 불가능 할 것 같았던 <천수경>과 <금강경> 등의 경전 독송도 어느 순간이 되자, 전혀 잡념 없이 읽어갈 수 있었고 진정한 참회도 가능하게 됐다는 것을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이러한 경험을 여러분들께서도 해보셨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하루하루 고된 이곳 구치소 생활 속에서도 불법은 여여하고, 그 불법과의 만남은 날이 갈수록 마음속에 와 닿더라는 것입니다. 그랬기 때문에 피곤한 새벽에 일어나서도 나는 독경을 할 수 있었고, 그것으로 마음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나는 아직 나의 ‘참회’가 제대로 되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나로 인해 피해를 보신 분들께서 조금이나마 마음의 안정을 찾으시고, 나로 인해 받은 고통을 소멸시켜 나가시기만을 두 손 모아 빌고 또 빌 뿐입니다.
이제 나의 새벽독경과 기도는 구치소 안에서도 유명해졌습니다. 처음, 새벽에 일어나서 면벽하고 경을 읽고 있으면 한방에서 같이 생활하는 사람들에게조차도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고 경우가 많았습니다. 교도관들께도 그렇게 보였던 것 같은데 이제는 누구나 ‘저 사람은 항상 저렇게 기도하더라’하고 알정도가 되다 보니 조금 쉬고 싶고, 피곤할 때 한 번씩 독경과 기도를 빼먹고 싶은 강한 유혹이 일어날 때도 다른 분들의 시선과 의식이 스스로 단련하는 마음의 채찍이 됩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주위의 모든 분들이 나에게 도움을 준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경전을 읽고 있다는 환희심 때문에 구치소에서 같이 생활하는 분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구치소 사람들도 의식하게 되었습니다.
같이 경을 읽고 참회를 하는 것이 가장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그 분들에게는 또 나름대로의 방식이 있겠거니, 생각하고 강요하지는 않았습니다. 저에게는 너무나 좋은 ‘부처님 법’이지만 또 다른 분에게 내가 옳지 못한 방식으로 강요하면 ‘구속’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저 인연되는 분들과 함께 내 경험을 고스란히 공유하고, 또 덕 높으신 스님들께 법을 청해 둘을 수 있다면 그 만큼 복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제는 하루 열두 번도 더 생기던 잡념이나 불안감, 미워하고 불평, 불만 등을 가졌던 마음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행복하고 평안함이 생겨났습니다.
부처님의 은덕으로 약 2년간의 수감생활 중에서 지금처럼 마음의 평안함을 느껴본 적이 없었으며 더구나 지난 2005년 8월 15일에는 대사면 기준에서 무려 남은 형기에서 10개월여의 감형까지 받고 보니 기쁨과 즐거움은 말로 다 못할 정도입니다.
무엇보다 자폐 증세를 보이던 큰아들 녀석도 악화되는 기미 없이 병세가 점점 호전이 되고 있으며 사춘기 어린 자식들까지도 부처님의 가호 아래 큰 문제없이 잘 지낸다고 하니 이것보다 더 큰 기쁨과 행복함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새벽기도 시간에 온갖 잡념과 괴로웠던 마음, 악한 마음들이 하나 둘 허물어지면서, 허물어진 만큼 이웃과 피해보신 분들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나를 위한 것들에서 이제는 피해보신 분들이 얼마나 가슴이 아팠으며, 마음 깊이 상처를 입었는지에 대해서 용서를 구하는 참회진언을 하게 되었습니다.
큰 죄를 지은 죄인의 몸으로 어쩌면 인생을 포기하고 자포자기 심정으로 살수도 있었는데 부처님의 말씀과 큰 은덕으로 철과 돌로 쌓여있던 마음의 문을 허물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몇 억겁을 갚아도 다 못 갚을 죄업을 이렇게 알 수 있도록 해주시고 또 죄 갚음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해주신 것에 대하여서 부처님 전에 엎드려 감읍할 뿐입니다.
처음에는 나를 위하고 내 가족을 위하던 일이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지금 절망과 후회 속에 있는 불자님들이 계시다면, 나와 같은 사람도 부처님의 큰 은혜를 입었음을 아시고 더욱더 부처님께 귀의하셔서 용맹정진 하세요. 그러고 나면 지금의 어려움과 후회는 태양빛에 사라지는 봄날의 눈처럼 다 없어질 것입니다.
이 땅에 광명정대한 불국정토와 부처님의 가호아래 모든 생명가진 것은 성불하시길 두 손 모아 합장하오며 부족한 글을 마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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