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권유로 매일 108배 하며 하심 실천
봉사 통해 믿음·실천 둘이 아님을 깨달아
“후배들에게 꿈 주는 선배 되자” 다짐
현각 스님과 ‘출가’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난 후 불자로서의 길을 걷는 데에 한층 더 마음을 내게 되었습니다. 스님께 감사한 마음과 부처님께 한 걸음 더 다가 간 듯한 뿌듯함을 안고 계속 정진하겠다는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다시 한 번 스님을 찾아뵐 기회를 얻었습니다. 현각 스님께서는 나를 기억해내시고는 “수행을 잘 하고 있습니까?”라고 물어보셨습니다. 나는 스님께 어떻게 수행을 하면 될 지 방법을 여쭈어 보았습니다.
현각 스님은 “하루에 한 번 108배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해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절 수행이야말로 ‘하심(下心)’의 근본이라 하면서 이와 같은 방법으로 마음을 다스리면 수행의 근본을 잊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도 덧붙여 주셨습니다.
이렇게 스님께 인사드리고 난 후, 나의 수행태도는 조금 더 바뀌었습니다. 스님 말씀 한 마디가 불자로서의 내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내가 과연 잘 하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의심도 가끔 했던 내게 스님 말씀 한 마디가 ‘청정수’와 같은 역할을 한 것입니다.
스님을 뵙고 나서 나는 원을 하나 세웠습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108배를 하겠다고 다짐한 것입니다. 스님께서는 내게 무엇 하나 강요하지 않았지만 나는 이미 나 자신과 약속을 했습니다.
그 이후, 나는 계속해서 108배를 하고 있습니다. 스님 말씀대로 마음을 놓고, 하루하루를 108배 수행으로 채워나가다 보니 삶이 새로워졌습니다.
봉사도 조금 더 진실한 마음으로 하게 됐습니다. 어려운 분들을 진정으로 아끼는 마음으로 실행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나를 발심하게 만들어주신 스님을 나는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현각 스님은 이 시대의 선지식인이며 수행자들의 본보기라 생각합니다. 나는 스님께 고마움을 보답하고 싶고 그 방법은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수행하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집에서 수행을 하고, 이곳저곳의 사찰에서 선지식을 만나 뵙던 내가 현재 적을 두고 있는 사찰은 봉은사입니다. 발심이후, 우연히 집을 나섰다가 가까운 곳에 있는 사찰을 찾았다는 만족감과 전통 사찰 특유의 편안함으로 반긴 곳이 바로 봉은사입니다.
어디에 있든, 자기가 처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몸과 마음을 갈고 닦는 것이 현각 스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나는 이제 봉은사가 내 마지막 수행처, 영혼의 안식처가 되길 소망합니다. 이곳 봉은사 청년회 도반들과 함께 수행할 수 있다면 나에게는 인생의 큰 행운인 것 같습니다. 내가 아직 개인적인 수행에 머무르고 있다면 이곳 도반들은 모두들 보현행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활동적이며 열정적인 신심의 모습들. 나는 아직 수행이 부족한 듯 싶습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봉은사 편집부 활동을 하고 있고 봉은사 청년회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회장님과 회장단 법우들을 보면 내심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생각해 보니, 발심하기 이전에도 나는 묘한 불법의 인연 속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몇 년 동안 봉사 활동을 하고 있었을 때의 일입니다. 그날도 익명의 봉사자로서 무의탁 노인의 집을 방문, 봉사를 마치고 산길을 따라 내려오던 중 마음 한가운데 사랑, 행복, 평화, 기쁨…. 참으로 말하고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 이 온 세상을 고요하게 가득히 메우는 묘한 경험을 한 것입니다. 나는 그때의 상황을 이해 할 수는 없지만 작년부터 불법을 배우는 과정을 통해, 스님과의 배움을 통해 어렴풋이 하나씩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것이 ‘불이(不二)’라는 진리와의 체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과 이웃과 나는 둘이 아닌 하나라는 생각으로 자비심을 알고 실천하며 보리심을 내고 보리심으로써 깨달음을 이루는 것이 보살이 정진해야 할 삶이라는 생각과 더불어서 말입니다.
그 작은 실천은 바로 우리가 다니는 도량 안에서의 작은 실천 하나에서도 이루어진다고 생각해봅니다. 나는 아직 많은 경전을 읽은 것도 아니며 이해하지 못하는 구절도 많습니다만 적어도 믿음이란 머릿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실천이라도 행하는 것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나의 믿음을 지키기 위해서 순간순간 행하고 싶습니다. 행동 없는 믿음, 실천하지 않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현재 누리고 있는 내 젊은 시절, 실천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지금하고 있는 봉은사 청년회 도반들과의 활동을 더욱 열심히 하는 것입니다. 이 소중하고도 짧은 시간에 봉은사 청년회에, 더 길게는 미래의 봉은사 청년인 우리 후배들이 조금 더 안정되어 즐겁게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일에 임한다면 불자로서 그것보다 더 의미있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이것이 ‘불이(청년회 모두의 마음은 하나입니다!)’의 깨우침이자 자비의 커다란 실천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지나 어느덧 우리들이 지긋한 나이가 되었을 때 이 위대한 사업에 동참한 법우들과 후배들의 밝은 모습을 보면서 보람된 마음으로 흐뭇하게 웃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말입니다.
법우들과 함께 미래에 패기와 용기, 희망, 사랑이 가득한 봉은사 청년회를 보며 마음 가득히 기뻐할 아름다운 소망 하나를 꿈꾸어 보겠습니다.
나는 불법에 귀의하고부터 무척 행복해졌습니다. 7년 전 세운 서약을 꿋꿋이 지키면서 살아가고 있고, 나에게는 내가 가고 싶은 길에 함께 할 좋은 도반들도 있어 외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때의 순수한 초발심, 이웃을 향해 따뜻한 빛을 비춰줄 수 있도록 받은 불명 ‘광공(光空)’ 처럼 살아가기 위해 하루하루 묵묵히 나의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성불하십시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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