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70. 4.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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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큰 가르침 (하)/황용순 (서울시 관악구 신림2동)
불교를 만난 후 가정의 평화를 되찾았지만, ‘진정한 부처님의 가르침은 무엇인가’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불교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혼자서 불교 교리를 공부해보자는 마음을 먹고 불교방송을 듣기 시작했다. 매일 같이 라디오를 옆에 두고 불교방송을 경청했는데, 당시 중앙승가대총장이신 종범 스님의 교리공부가 시작됐다.
매회 방송을 놓치지 않고 노트정리를 해가며 들었고, 혹시 일이 있어 방송을 듣지 못할 때는 녹음을 해 놓고 들었다. 그렇게 메모를 하며 방송을 들으니 불교란 어떤 종교인지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고, 환희심이 생겼다.
정말 부처님의 가르침에는 이 세간의 모든 이치가 다 그 속에 담겨 있었다. 인연법, 연기법, 사성제, 팔정도, 육바라밀 등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가 다 부처님 말씀 속에 있었던 것이다.
전생에 그나마 선근공덕이 있어 부처님의 진리를 접하게 됐음을 뼈저리게 느꼈다. 불법을 만나기도 어렵고, 더구나 정법을 만나기는 더욱 어렵다고 하셨지만 나는 어느새 부처님 법 안에 들어와 있지 않은가!
이 어찌 크신 은혜가 아니란 말인가?
이 같은 감동은 나를 벅차오르게 만들었고 인과의 이치를 모르고 네 탓이니 내 탓이니 원망하고 미워하며 시기하고 질투했던 지난날을 생각하면 어리석기 짝이 없었다. 누구의 탓도 아니요 원망도 아니요 좋고 나쁜 것, 슬픔도 기쁨도, 그 어떤 대립되는 모든 것도 다 내 것이었던 것을!
매일 수없이 절을 하면서 저절로 눈물이 솟구쳐 흐르는 것을 어찌할 수 없었다.
참회하고 또 참회할 뿐이었다.
당시에는 제일 큰 소원이 우리 남편이 삼보에 귀의하는 것이었다. 남편이 불법과 만날 수 있도록 늘 발원했다. 당시 남편은 나에게 종교에 너무 빠져 있는 것이 아니냐고 자꾸 물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내가 불교 공부하는 것을 싫어하지는 않는 것처럼 보였다.
또한 집에서는 불교계 신문을 구독해서 봤는데, 1주일에 한 번씩 오는 신문에는 큰스님 법문이라든가 부처님의 가르침에 관한 좋은 글귀들이 많이 실려 있었다.
늘 화만 내고 어긋나게 나가던 남편도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 신문을 찾아보게 되었고 점점 불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아이들을 데리고 같이 절에 갈 것을 은근히 이야기하며 불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토록 나를 힘들게 했던 남편이 이렇게 달라지고 있구나, 하면서 속으로는 연신 “부처님 감사합니다”를 외쳤다. 지극한 발원으로 열심히 기도하면 못 이룰 것이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더욱 욕심이 생기기 시작해 남편이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게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디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 없을까 하고 기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보살님이 옴자 목걸이를 하고 우리 매장에 들어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어느 절에 나가시냐고 물었더니 방배동에 있는 정광사에 다닌다고 했다. 거사님들도 많이 오고 스님도 훌륭한 분이라고 하면서 주말에 경주 남산에 성지순례를 간다고 했다.
“성지순례에 같이 갈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이미 접수가 다 끝난 것 같긴 하지만, 절에 전화를 한 번 해보라고 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전화를 했더니, 딱 두자리가 남았다고 했다.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얼른 신청했고 우리 부부는 성지순례를 가게 됐다.
성지순례에서 만난 정광사 신도들 중에는 거사님들도 무척 많았고 신심 깊고 공부를 많이 하신 분들이 많아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 남편도 여기서 같이 공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 처음 뵌 분이 안성 도피안사 주지 송암 스님이셨다. 스님의 첫인상은 참으로 큰 뜻을 갖고 계신 분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도피안사에서 공부해보리라 생각했는데 마침 <반야심경> 강의가 시작되었다.
남편에게 이야기했더니 성지순례를 다녀 온 느낌이 좋았는지 선뜻 공부에 동참하게 됐다. 1회, 2회, 3회 계속되는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강의에 참석했고, 도반들과 어울려 공부한 내용을 서로 이야기하기도 했다. 스님의 강의는 정말 명강의였다.
또한 불교의 모든 가르침이 <반야심경>에 있었다. 우리 남편도 속으로는 이전과는 다른 삶의 이치를 보는 듯 좋아했다. 공부하는 동안 스님께서 남편을 주시하고 계셨던 것이 아닐까.
남편의 공부가 무르익어갈 무렵, 스님은 남편에게 법회의식의 사회를 볼 것을 부촉하셨고 남편은 망설임 끝에 승낙했다. 그 후 남편은 법회 때면 빠지지 않고 참석했으며 <금강경> 강의와 <반야심경> 강의를 들으며 열심히 공부했다. 남편 스스로도 자신이 많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 부부는 <반야심경> 사경기도를 통해 번뇌 망상이 일고 사라지는 것을 알게 되었고 사경을 꾸준히 함으로써 마음의 평온을 얻게 됐다. 하루 천 배씩 103일을 기도하고 내 몸에서 허물이 벗겨지는 꿈을 꾸었고, 천도재를 통해 가정평화와 사업성취를 이루었다. 이처럼 불교를 만나면서 우리 가족이 입은 가피는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나의 가장 큰 소원이었던 남편의 불교 입문도 이루어졌다. 최근에는 항상 부처님 가르침을 공부하고 봉사하고 전법하고 언제들 달려가 영가 시다림까지 하는 남편을 보고 있노라면 지난날의 고통은 절대 고통이 아니었고 나를 성숙시켜주는 계기였음을 깨달았다. 이렇게 우리 부부가 부처님의 품에 안기게 하기 위해 부부의 연을 맺게 해주셨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남편을 통해서 알게 된 불교! 불법 안에서 본 남편은 항상 고맙고 감사한 존재였다. 이같은 이치를 알게 해주신 불보살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변함없는 깊은 신심으로 보살펴주신 도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2005-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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