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 수 있는 몸과 마음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나는 그 행복 앞에서 끊임없는 감사를 드리고 있다.
생각해 보면 나의 30년 지난 세월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참담했었다. 결혼과 동시에 찾아온 갖가지 불행들은 내 힘으로 감당하기에 너무 벅차 좌절과 눈물로 세월을 보내야 했었다.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간사해 막상 어려움에 처했을 때만 진실한 기도를 한다. 그 덕에 행운의 여신은 내가 가장 불행했을 때 미소를 머금은 손짓을 해준다는 것을 깨닫게 됐으며, 행복한 순간만큼은 정말 진실한 기도를 잊고 산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됐다.
둘째 녀석이 태어난지 겨우 세 해를 넘겼을 때 예고없이 찾아온 불행. 아들의 한쪽 다리가 이유없이 성장하지 않았고 마비까지 이어졌다. 눈에 띄게 달라지는 양쪽 다리의 차이를 보는 내가 가지고 있던 건 빈곤과 무지와 좌절이 전부였다. 치료하는 동안 밑바닥까지 거덜난 내 삶. 나는 윗목에 정한수 한 그릇 떠놓고 절실하고도 간절한 기도를 드리곤 했다.
“부처님! 이렇게 간절히 두손 모아 기도드립니다. 내 자식놈의 다리만 완쾌하게 해 주신다면 제 목숨이 다한다 하더라도 성내지 않고 욕심내지 않는 삶을 살 것입니다. 나의 양심과 또 부처님과의 약속이니 틀림없이 지킬 겁니다.”
그 후 기적아닌 기적을 경험했다. 의학적으로 도저히 치료할 수 없었던 다리였지만, 그 기도가 계속된 지 일년이 못돼 이상하게 치료에 진전이 왔다. 더 이상 바닥날 것이 없었던 처절하리만치 힘들었던 내 삶에 찾아온 한줄기 빛. 그 후 내 양심에 맡긴 부처님과의 약속을 철저하게 지켰다. 부처님께 기도하는 생활습관이 내 몸에 배기 시작했다.
그런데 하나의 고민을 털고 기뻐하기가 무섭게 또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순식간에 찾아온 뜨거운 불똥이었고 그것은 예외없이 내 가슴을 태우고 말았다.
둘째 녀석이 정기 휴가를 나온 다음 날, 병원 응급실로부터 아들 녀석이 오토바이 사고가 났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나의 머릿속은 순간 텅 비어버렸다. 과거사가 떠올라 아무런 표현을 할 수가 없었다. 오토바이 사고는 중태 아니면 사망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위에선 걱정이 태산이었다.
온갖 불길한 예감이 머리를 조여왔다. 지난날 다리가 마비된 채 고통당하던 기억이 생생한데 군복무중인 아들이 또 이런 일을 당하다니. 병원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나는 또 한번의 절실하고도 피를 말리는 간절한 기도로 부처님을 찾았다.
“부처님! 저의 모든 것을 바쳐서 이만큼 살았으니 목숨까지 내던져서라도 아들의 생명을 구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내던지겠으니 이 기도를 외면하지 마시옵소서. 나무 관세음 보살!”
응급실에 들어서니 의사 선생님들이 모여서 가위로 옷을 자르고 마취도 없이 아들의 몸을 다루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들의 손목엔 차고 있던 합장주가 피부 깊숙이 박혀 고통스럽게 보였다. 아 어찌 이런일이, 어찌 이런 큰 벌이 내게… 내 아들을 살려주십시오. 이 몸 기꺼히 내던지겠습니다. 혹독한 대가는 주는 대로 받겠습니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아들의 눈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란 말인가? 생명도 붙어있었고 중태도 아니었다. 엄마의 당부를 듣지 않고 오토바이를 탔던 죄책감에 아들은 미안함을 가득 품은 눈을 말똥거리며 고통의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둘째 녀석에게 일어난 두 번째 기적은 그렇게 또 나를 안도의 숨을 쉴 수 있도록 해 주었다.
부처님께 그렇게 받은 자비로 인해 나의 불심은 더욱더 돈독해졌다.
저 멀리 티베트에서 오신 쵸펠 스님은 가슴에 와닿는 법문을 해 주셨다. 모든 종교를 가진 신앙인들이 기도를 드리는데 그 중 어떤 기도는 이루어지며 어떤 기도는 이루어지지 않는지 묻는 나에게 ‘참으로 귀한 질문’이라 하면서 “나를 챙기는 기도는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셨다. 나를 철저히 버려야 하고 내 주위 모든 어려운 이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자세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다. 과연 나는 부처님께 어떤 기도를 드렸을까?
지난 2월, 어머님이 갑작스럽게 고혈압으로 쓰러지셨다. 119차를 타고 싸이렌을 울리면서 종합 병원으로 실려 가셨다. 참으로 쉼이 없는 고통, 좌절, 갈등, 이 세상에 있는 불행의 단어들이 모두 나에게 주어진 순간의 연속이었다. 어머님의 불행은 그 책임자인 곧 나의 불행이었다. 중풍은 적어도 사망 아니면 불구자가 된다는 상식은 나에게도 있었다. (계속)
신행수기 잘 쓰려면 ④
구성 뼈대 설계가 잘돼야 감동적인 글 가능
● 구성은 왜 필요한가
일단 그 글의 주제가 정해지면 그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작품화하기 위해서는 구성이 필요하다. 주제를 설정하고 소재를 선정했으면 그 주제를 잘 표현할 수 있도록 글의 내용을 얽어 짜야 한다는 것. 이 얽어 ‘짜기’를 구성이라고 한다.
구성은 골격에 비유될 수 있겠다. 왜냐하면 구성은 바로 글의 뼈대가 되기 때문이다. 가령 2층 양옥집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거나 단층 기와집을 만들겠다고 생각하는 그 의도가 주제라 가정한다면, 구성은 막연한 그 의도를 설계함으로써 구체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구성의 종류
구성에는 크게 연역적 구성과 귀납적 구성으로 나눈다. 주제를 앞세우고 그것을 풀어 나가는 경우는 연역적 구성이다. 귀납적 구성은 특수한 사례나 예시를 앞세우고 글의 끝부분에 주제를 제시(암시)하는 구성을 말한다. 연역적 구성은 주제를 서두에 제시하게 되므로 독자의 이해를 돕는 한편, 귀납적 구성은 끝부분에 가서야 주제를 암시하게 되므로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 아우트라인의 작성
아우트라인의 작성을 위해 한 예를 들어 보겠다.
술은 부분적으로 효용이 있긴 하나 대체로 우리에게 해롭다는 취지의 글을 쓴다고 가정해 보자. 먼저 술의 장점을 열거한다. 기분전환과 혈액순환 촉진 등.
그럼에도 술이 갖는 단점에 대해서 조목조목 열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질병과의 연쇄반응, 인격파탄, 등을 제시한다. 마지막 결미에서 술에 대한 우리의 태도와 실천 방안을 제시하게 되면 한 편의 글이 무난하게 완성된다.
맹난자(수필가, ‘에세이문학’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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