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70. 4.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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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수기-작은 정성이 큰 사랑으로 <하>/유경남 (용인시 기흥읍)
1995년 6월 무더운 여름날 전 세계가 경악한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이 일어났을 때 우리 회원들은 교대로 서울교육대학 운동장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어처구니 없는 사고로 고귀한 가족의 생명을 빼앗긴 사고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하며 음식을 나르기도 하고 음료수를 권유하면서 그들과 한 달간을 함께 지낸 후 철수했다.
이때의 봉사활동을 통해 인생의 무상함을 실감했으며, 참된 인욕바라밀과 보시바라밀이 어떤 것인가를 알게 되었다.
큰스님이 평소 하신 법문들이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왔으며, 나와 남이 둘이 아닌 도리가 분명하게 느껴졌다.
세월은 덧없이 흘러 40여년의 교직 생활을 하던 남편이 명예롭게 퇴직을 했다. 남편은 한 평생 외길만 걸어온 교육자로서의 사명을 다하신 분이다. 나는 그동안 봉사활동을 한다면서 자주 집을 비우고 다녔지만 아이들은 모두 순조롭게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배우자를 만나 잘 살고 있다.
모두가 부처님의 가피력이라고 생각하고 항상 감사하며 산다.
정년퇴직을 한 남편을 위해서 서초동 집을 비워놓고 지금은 조용하고 쾌적한 용인시로 이사를 하여 살고 있다. 서울대병원에서 봉사를 하는 날은 아침 일찍 나서서 버스와 지하철을 번갈아 타며 가는데, 적어도 2시간 넘게 걸린다.
그래도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봉사 장소에 도착한다. 마음이 즐겁기 때문이다.
서울대학병원에서는 90년대 초에 몇몇 서울대병원 교직원이 모여서 불우한 환자들을 돕기 위한 함춘후원회를 설립했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의료복지 환경은 매우 열악했었는데, 환자들은 신체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경제적, 심리적인 어려움을 비롯해서 여러 난관에 직면해 있었다.
그런 환자들을 돕기 위한 취지에서 설립됐다. 후원회는 해가 거듭될 수록 성장해서 10주년 기념 행사 때는 작은 물방울이 모여 큰 호수가 되었다고 모두가 감격해 마지 않는 것을 보았다.
그 함춘후원회에서 불우환자 돕기 자선바자회가 매년 개최되는데, 각계각층에서 수많은 사람이 와서 사랑나누기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 칠봉회 회원들도 매년 한 사람도 빠짐없이 동참하여 많은 사랑을 나눠 주었다. 그리고 서울대병원에서는 매년 연말이면 1년간 여러 팀의 봉사활동에 대해서 평가회를 한다. 20주년이 되는 연말 평가회는 평년보다 다양하게 개최되어 글짓기도 하고 포상도 했다. 그날의 주제는 자원봉사의 첫 자를 따서 4행시를 짓는 것이었는데, 나도 입상을 하게 됐다.
그 때 내가 지은 시가 다음과 같다.

자원봉사란 아름다운 뜻을 나툼이요
원력이 크고 넓은 것은 깨달음의 나아감이라
큰 가르침을 받드는 것은 둘 중 하나를 받듦이요
일마다 정성을 다함이 하늘공양과 같아라.

며칠 전, 나는 산사에 가서 깊어가는 가을의 경치에 흠뻑 젖어 큰스님도 친견하고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 내내 큰스님이 해주신 말씀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맴돌고 있었다.
“진정한 봉사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봉사인지를 모르고 아주 작은 것부터 헌신적으로 불우한 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라고 하신 말씀. 그렇다. 나는 분명 내가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도 했다. 어쩌면 내가 20여년 간 해온 일은 참된 봉사가 아닐지 모르겠다. 문득 한없이 부끄럽고 그렇게 내 자신이 작아 보일 수가 없었다.
우리가 베풀 수 있는 사랑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솔선된 사랑과 희생은 행복한 가정, 행복한 이웃 더 나아가서 밝고 아름다운 사회를 이루어 가는데 의미가 있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강을 이루고 더 나아가 크고 넓은 바다를 이루어 나갈 것이다. 이처럼 한분 한분의 작은 사랑이 모여서 더욱 큰 사랑을 이루고 이 사랑이 꽉 채워질 때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힘이 되지 않을까.
부처님께서 설하신 동체대비(同體大悲)가 공허한 가르침이 아님을 알기 위해서는 직접 자비행을 실천해 보아야 한다. 그런 작은 실천들이 모일때 우리가 사는 이 세상 그대로가 불국토로 화현될 것이라 믿는다.
20여 년간 함께 해주신 회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오랜 세월 나의 봉사활동을 지켜보며 끊임없이 격려해주신 남편과 자식들에게도 감사하며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나는 이 일을 계속 할 것이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끝)

신행수기 일년내내 받습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가슴속에만 꼭꼭 담아두었던 감동깊은 신행체험들을 진솔하게 적어 보내주십시오. 연중 접수한 신행수기 가운데 우수작은 소정의 고료를 드리고 신문에 연재하며, 연말에 최종 심사를 거쳐 시상합니다.

● 주제: 신행 및 수행 체험, 불심으로 고난을 이겨낸 이야기
● 분량: 200자 원고지 30매 안팎(A4용지 4장)
● 접수처: (110-170) 서울시 종로구 견지동 110-33 현대불교신문사 편집국 신행수기 담당자
● 문의 전화: (02)722-4162
● 인터넷 접수: thatiswhy@buddhap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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