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70. 4.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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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수기 당선작] 세 자매의 부처님<상>
제9회 현대불교 신행수기공모
특별상 (천태종총무원장상)
향광행(서울시 수유3동)

숙명인지 운명인지 어쩔 수 없이 세 자매 어린 아이들을 기르지 않으면 안될 일이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눈앞이 캄캄하고 암담했습니다. 나라에서 IMF 국제통화기금을 빌어 쓰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놓였을 때, 그 세 자매의 가정이 파탄됐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그 세 자매의 엄마는 집을 떠난 남편을 기다리다 지친데다 홀로 세 자매를 기르는 것에 힘겨워 하다 집을 떠났답니다. 그토록 예쁘고 천진한 세 자매 부처님을 두고요. 10살 윤녕, 8세 서임, 6세 지호를 두고서 울면서 울면서 그 아이 엄마는 그렇게 떠나고 말았답니다.
두 부부가 처음 만났을 때, 그 아이 엄마는 19세였고 아빠는 군인인 21세였답니다. 어린 나이에 무엇이 그다지 바빠서 결혼식이란 격식도 없이 세 자매를 생산했답니다. 어린 사람들이 자식들 기르면서 살아보려고 애를 쓰다 그만 시대를 잘못 만나서 헤어져야만 했답니다.
처음엔 그 세 자매의 엄마 아빠가 밉고 원망스러웠습니다. 부모 말도 안 듣고 아이만 낳고 살면 반대 없이 곧잘 살 줄 알더니만 결과가 이렇게 되고 보니 곱게 보이지만은 않았습니다. 다 이 할미의 업이라 생각했지만 처음엔 그 아이들의 엄마 아빠가 한없이 미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직 수행이 부족한 중생인지라 원망스럽기 짝이 없었답니다. 하지만 인생이 불쌍한 세 자매 부처님을 외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세 자매는 신발도 다 떨어져 엉망이었으며 옷은 더러워서 길거리 걸인 같은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그리고 지하 단칸방 생활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바퀴벌레는 득실거리는데, 아이들 온몸을 물어뜯어서 흉이 지지 않은 곳이 없었습니다. 피부 또한 성한 곳이 없어서 아이들은 가려워 긁다가 몸을 피투성이로 만들곤 했습니다.
이렇게 밝고 부유한 시대에 저렇게 사는 사람도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엄마는 돈 벌러 나가고 어린아이들은 먹을 것을 아무 곳에나 버려뒀습니다. 과자 부스러기와 라면 먹고 씻지 않은 그릇 때문에 바퀴벌레 천국이 되었지요.
차마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족들과 의논도 없이 세 자매를 우리 집으로 모셔왔습니다. 제 주변 사람들이나 시집간 딸자식이 모두 반대했습니다. 제 몸도 성치 못하고 칠순의 남편마저 뇌졸중으로 3년째 방안에 누워 계시는데, 그 아이들마저 어떻게 기르겠냐며 미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었습니다. 지금은 고아원이나 보육원이 시설도 좋으니 그곳으로 보내자고 성화가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곳으로 보내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렇게 귀엽고 예쁘고 눈이 까막까막한 살붙이를 부모가 버렸다 해서 이 할미마저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들과 김치 한 조각 놓고 밥을 먹다가도 부둥켜 안고 울며 뜨거운 눈물을 얼굴에 떨어뜨리면서 부처님께 매달렸습니다.
옷가지는 남에게 얻어다 입히고 신발도 깨끗이 빨아서 신기고 물을 데워 목욕을 시키고 그렇게 학교에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눈치만 보고 거짓말도 곧잘 했습니다. 고삐 풀어진 망아지마냥 길들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습니다. 다리가 흉이 심하니 아이들이 놀린다며 학교 가기가 싫다고 했습니다. 거지라고 손가락질 한다며 학교에도 안 가곤 했습니다. 개교기념일이라고 이 할미한테 거짓말까지 하고 말입니다.
‘부처님 이 일을 어쩌면 좋겠습니까’하고 부처님께 매달렸습니다. ‘부처님 이 불쌍한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다 제 죄니 이 어린 새싹의 아이들께 가피를 내려주십시오’ 하면서 매일매일 ‘신묘장구대다라니’를 35번씩 읽고 발원했습니다. 한달에 1000번씩 외는 것을 생활화 했습니다. ‘이 어린 세 자매가 바르고 건강하게 잘 자라서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일하는 훌륭한 인격자가 되게 해주소서, 거짓말 하지 않게 해 주소서, 이 할미가 다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소서’ 하고 참회의 기도를 매일 올렸습니다.
그리고 밥을 먹을 때는 밥상 앞에서 두손 모아 부처님께 기도를 올렸습니다. ‘천지신명이시여, 부처님 조상님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이 밥을 먹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밥을 먹고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동안 거짓말 한 것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하고 제 나름대로 기도 발원문을 지었습니다.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가운데 세 자매 부처님을 보살핀 지가 어언 5개월이 지났습니다. 8월 땡볕에 6세 아이가 어느 몹쓸 사람에게 끌려가 성추행 당할 뻔한 일이 있었는데, 부처님의 보살핌으로 다행히 위기를 모면해 지금은 다행히 별탈없이 유치원에 잘 다니고 있답니다. 이 할미가 보살피지 않았더라면, 아니 부처님의 보살핌이 아니었다면 그 어린 가슴에 상처를 입힐 뻔한 일이라 지금도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집니다.
지금은 우리 세 자매 부처님에게 많은 변화가 왔습니다. 그렇게 거짓말만 하고 밖으로만 맴돌던 아이들이 집안에서 차분히 책을 읽고 공부를 한답니다. 그리고 이 할미가 서울 강남 포이동에 있는 능인선원 불교대학을 다니는데, 녀석들이 매주 꼭 따라 다닙니다.
매주 목요일 밤이면 강의를 들으러 길을 나서는데 우리 예쁜 세 자매들은 그때마다 제 보디가드가 된답니다. 강의가 늦게 끝나 밤이 늦어서야 집에 오는데도 꼭꼭 따라다닙니다. 부처님께 절을 하면서 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프지 않게 해주십사 하고 마음속으로 발원했답니다.
그리고 매주 일요일이면 화계사에 가서 어린이 법회를 봅니다. 이 할미는 지금도 매일같이 ‘신묘장구대다라니’를 35번씩 독송하고 우리 귀여운 세 자매를 위해 발원한답니다. ‘부처님 우리 귀여운 세 자매가 건강하고 바르게 잘 자라서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일하는 훌륭한 인격자가 되도록 가피를 내려 주십시오’ 하며 늘 발원하며 지냅니다. (계속)

신행수기 일년내내 받습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가슴속에만 꼭꼭 담아두었던 감동깊은 신행체험들을 진솔하게 적어 보내주십시오. 연중 접수한 신행수기 가운데 우수작은 신문에 연재하며, 연말에 최종 심사를 거쳐 시상합니다.

● 주제: 신행 및 수행 체험, 불심으로 고난을 이겨낸 이야기
● 분량: 200자 원고지 30매 안팎(A4용지 4장)
● 접수처: (110-170) 서울시 종로구 견지동 110-33 현대불교신문사 편집국 신행수기 담당자
● 문의 전화: (02)722-4162
● 인터넷 접수: thatiswhy@buddhap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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